지극히 현실적인 대선
Posted 2007/12/18 12:27, Category under: 사는 이야기/일상 이야기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현실주의자다. 주어진 현실속에서 가장 적절한 타협점이 뭔가를 철저하게 따지는 사람. 가끔 냉정하다는 이야기도 듣고, 쌀쌀맞다는 이야기도 듣고, 디자이너가 맞냐는 소리도 듣지만 생활속에서도 그러하고 업무적으로도 나는 철저한 현실주의자다. 지난 대선에서 나는 그 당시에 노무현이라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했고, 이 사람은 썩은 나라를 어느정도 정화시켜줄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 믿었다.
나는 그를 몇년간이나 믿어왔다. "노빠" 라는 말을 남들에게 하지는 않았지만 심정적으로 나는 "노빠" 였다. 노무현 정부가 아마추어리즘적인 통치방법으로 욕을 많이 먹고 있었어도 난 그를 믿었다. 먹고 살기가 힘들고 집값이 수없이 뛰어올라도 노무현 정부의 잘못만으로 치부하기에는 한나라당이 싸놓은 똥이 너무나 거대했다. 그리고 내가 믿었던 또 하나의 사람이 있었다.
정.동.영.
그가 정계에 입문할때부터 나는 "이 사람은 분명 대통령이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해왔다. 그는 젊고, 야망이 있었고, 똑똑했고, 신선한 인물이었다. 정치판에서 몇년을 굴러먹다 보니 이제 그때의 젊은 기운은 다소 약해졌지만 그의 신념과 발걸음은 노무현을 많이 닮아있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일을 했다고 해서 그가 대통령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최소한 그는 이명박보다는 깨끗하고, 젊으며, 때묻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른 대선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현재의 노무현 정부에게 많은 힘을 실어준 인물이기도 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이라는 거대한 악의 집단을 물리치기 위해서 정동영이 선택한 것은 이명박의 흠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그것이 잘된 선택인지 잘못된 선택인지는 내일이면 알 수 있겠지만, 정동영같은 현실주의자가 (나는 적어도 정동영은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선택한 방법은 나름 타당성이 있었다. "한나라당 당사에 있는 개새끼" 가 출마해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로이터통신의 비유는 정동영이 선택했던 하나의 방법이 그리 틀린 방법이 아니었음을 반증한다.
이명박에게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자니 개새끼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 같아 너무나 억울하고 악에 받혔고, 이회창에게 나라를 맡기자니 시대착오적이기도 했다. 권영길에게 나라를 맡기면 진보적이기는 하나, 노무현 정부보다 훨씬 더 아마추어적인 정치를 보여줄 것 같아 겁이났다. 그래서 정동영을 택했었다.
문.국.현.
어느날, 문국현이라는 사람이 나타났다. 이상주의자. 대한민국을 이상향으로 만들겠다는 집념으로 똘똘 뭉친 연봉 10억의 유한킴벌리 사장. 다른 대선후보들은 얼굴만 비치고 갔던 서해안 기름유출사고현장에서 자신의 회사에서 묵묵히 생산했던 기름흡착지를 가지고 나타나 다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하루종일 기름을 수거했던 사람. 많은 사람들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
사람이 재산이고 사람이 희망이라는 말은 인재경영을 중시하는 경영자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말이다. 어떠한 방법도 제시하지 않고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만 반복하는 마릴린 맨슨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말이다. 그런 사람은 사람을 자르면 잘랐지 거둬들이지는 않는다. 노무현에게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의 시작을 보았다면, 문국현은 그 길의 중앙부에 해당한다. 그 역시 노무현 정부의 과오를 신랄하게 비판하고는 있지만, 문국현은 어쩔수없이 민주정부가 나아가야 하는 길을 제시해줬었던 노무현의 길을 다시 가게 될 것이다. 그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이상적 대안이다.
하지만 문국현을 택하자니, 이상적으로는 가장 훌륭한 대통령감이지만 현실적인 타당성이 없다. 그것이 참 불행하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법인데, 주어진 현실은 그를 쉽게 선택하지 못하게 한다. 한국의 정치현실에서 그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대통령이 되거나, 지금의 정치인들과 비슷한 철면피를 가지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와버리면, 그가 정말 아깝다.
........
글이 자꾸만 엇나가서 그만 써야겠다. 혼란스럽다. 아직까지도 나는 이 둘중에 누구에게 한표를 행사할지를 정하지 않았다.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이냐, 이상적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미래에 대한 선택이냐. 내가 정동영을 선택한다면, 그것은 지금 처한 한나라당과 이명박이라는 절대악에 대해 내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를 선택하는 것이고, 문국현을 택한다면 앞으로의 5년을 포기하고 차기 대선에서 또다시 절대악에 맞서야 하는 대항마를 선택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국현이라는 선택은 너무 섣부른 판단일수도 있다는 것일까.
아침부터 몰아치던 눈이 그쳤다. 이제 생각을 정리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나는 그를 몇년간이나 믿어왔다. "노빠" 라는 말을 남들에게 하지는 않았지만 심정적으로 나는 "노빠" 였다. 노무현 정부가 아마추어리즘적인 통치방법으로 욕을 많이 먹고 있었어도 난 그를 믿었다. 먹고 살기가 힘들고 집값이 수없이 뛰어올라도 노무현 정부의 잘못만으로 치부하기에는 한나라당이 싸놓은 똥이 너무나 거대했다. 그리고 내가 믿었던 또 하나의 사람이 있었다.
정.동.영.
그가 정계에 입문할때부터 나는 "이 사람은 분명 대통령이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해왔다. 그는 젊고, 야망이 있었고, 똑똑했고, 신선한 인물이었다. 정치판에서 몇년을 굴러먹다 보니 이제 그때의 젊은 기운은 다소 약해졌지만 그의 신념과 발걸음은 노무현을 많이 닮아있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일을 했다고 해서 그가 대통령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최소한 그는 이명박보다는 깨끗하고, 젊으며, 때묻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른 대선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현재의 노무현 정부에게 많은 힘을 실어준 인물이기도 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이라는 거대한 악의 집단을 물리치기 위해서 정동영이 선택한 것은 이명박의 흠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그것이 잘된 선택인지 잘못된 선택인지는 내일이면 알 수 있겠지만, 정동영같은 현실주의자가 (나는 적어도 정동영은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선택한 방법은 나름 타당성이 있었다. "한나라당 당사에 있는 개새끼" 가 출마해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로이터통신의 비유는 정동영이 선택했던 하나의 방법이 그리 틀린 방법이 아니었음을 반증한다.
이명박에게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자니 개새끼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 같아 너무나 억울하고 악에 받혔고, 이회창에게 나라를 맡기자니 시대착오적이기도 했다. 권영길에게 나라를 맡기면 진보적이기는 하나, 노무현 정부보다 훨씬 더 아마추어적인 정치를 보여줄 것 같아 겁이났다. 그래서 정동영을 택했었다.
문.국.현.
어느날, 문국현이라는 사람이 나타났다. 이상주의자. 대한민국을 이상향으로 만들겠다는 집념으로 똘똘 뭉친 연봉 10억의 유한킴벌리 사장. 다른 대선후보들은 얼굴만 비치고 갔던 서해안 기름유출사고현장에서 자신의 회사에서 묵묵히 생산했던 기름흡착지를 가지고 나타나 다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하루종일 기름을 수거했던 사람. 많은 사람들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
사람이 재산이고 사람이 희망이라는 말은 인재경영을 중시하는 경영자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말이다. 어떠한 방법도 제시하지 않고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만 반복하는 마릴린 맨슨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말이다. 그런 사람은 사람을 자르면 잘랐지 거둬들이지는 않는다. 노무현에게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의 시작을 보았다면, 문국현은 그 길의 중앙부에 해당한다. 그 역시 노무현 정부의 과오를 신랄하게 비판하고는 있지만, 문국현은 어쩔수없이 민주정부가 나아가야 하는 길을 제시해줬었던 노무현의 길을 다시 가게 될 것이다. 그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이상적 대안이다.
하지만 문국현을 택하자니, 이상적으로는 가장 훌륭한 대통령감이지만 현실적인 타당성이 없다. 그것이 참 불행하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법인데, 주어진 현실은 그를 쉽게 선택하지 못하게 한다. 한국의 정치현실에서 그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대통령이 되거나, 지금의 정치인들과 비슷한 철면피를 가지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와버리면, 그가 정말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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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자꾸만 엇나가서 그만 써야겠다. 혼란스럽다. 아직까지도 나는 이 둘중에 누구에게 한표를 행사할지를 정하지 않았다.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이냐, 이상적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미래에 대한 선택이냐. 내가 정동영을 선택한다면, 그것은 지금 처한 한나라당과 이명박이라는 절대악에 대해 내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를 선택하는 것이고, 문국현을 택한다면 앞으로의 5년을 포기하고 차기 대선에서 또다시 절대악에 맞서야 하는 대항마를 선택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국현이라는 선택은 너무 섣부른 판단일수도 있다는 것일까.
아침부터 몰아치던 눈이 그쳤다. 이제 생각을 정리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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